2026 서울세계불꽃축제 본 행사 후기 — 영국·미국·한국, 그리고 집에 가는 길

사진보다 영상이 빠릅니다. 그날의 불꽃 먼저 보시고 글을 읽으셔도 됩니다.

🇬🇧 영국 팀 · 4배속 (3분 54초)
🇰🇷 한국 팀 · 4배속 — 이날의 피날레

이 글은 서울세계불꽃축제 본 행사를 여의도 고층에서 본 기록이다. 전야제를 보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전야제가 이 정도인데 본 행사는 어떨까.

9월 5일 토요일. 답을 확인하러 다시 여의도에 갔다. 이번에는 강변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봤다. 강을 정면으로 놓고 원효대교와 한강대교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자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람들이 어디로 얼마나 모여드는지까지 같이 보이는 자리였다.

결론부터 적자면, 전야제는 예고편이 맞았다.


해가 지기 전, 사람들은 이미 강으로 가고 있었다

불꽃은 저녁 8시에 시작한다. 그런데 그보다 한참 전부터, 창밖 교차로는 이미 이런 모습이었다. 사실 한강의 좋은 자리에서 앉아서 보고 싶은 사람들은 전날 새벽부터 자리를 잡고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여의도 교차로, 횡단보도 네 귀퉁이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신호 한 번에 이만큼이 건넌다. 도로 위에는 ‘천천히’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횡단보도 양쪽에 서서 흐름을 끊고 이어 붙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한 방향으로만 간다. 강 쪽이다.

위에서 보면 질서 정연해 보인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건 위에서 볼 때의 이야기다.

노을이 먼저 왔다

해 질 무렵 한강과 여의도 스카이라인, 노을에 물든 63빌딩과 강변에 모인 인파
63빌딩이 노을을 정면으로 받아 통째로 금색이 됐다. 사진 왼쪽 아래 강변에 흰 천막과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게 보인다.

불꽃이 시작되기 전, 하늘이 먼저 한 번 물들었다. 하늘이 맑아서 불꽃놀이가 더욱 기대가 된다.

주황빛 노을이 깔린 한강과 국회의사당, 멀리 겹겹이 보이는 한강 다리들
서쪽 하늘이 주황색으로 끝까지 번졌다. 왼쪽 아래 둥근 지붕이 국회의사당이다.

9월 초의 서울은 해가 지고 나서가 좋다. 낮의 열기가 남아 있는데 바람은 이미 서늘하다. 강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반팔인데도 아무도 더워 보이지 않았다. 낮에는 더웠지만 저녁이 되면 서늘해지기 때문에, 걸칠 수 있는 얇은 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노을이 거의 사라지고 도시 불빛이 켜진 여의도의 이른 밤 풍경
붉은 띠 한 줄만 남기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여의도의 야경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밤이 된 여의도, 조명이 켜진 고층 건물과 멀리 불 밝힌 국회의사당
건물 조명이 하나씩 들어왔다. 8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첫 순서, 영국 — 신나고 화려한 느낌으로 확실히 밀었다

8시 정각, 영국 팀으로 시작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본 행사 첫 발, 여의도 고층에서 내려다본 한강 위로 금색 불꽃 여러 발이 동시에 터지는 장면
첫 발. 강 건너 노들섬 쪽까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첫인상은 경쾌하다였다. 음악이 밝고 박자가 빨랐다. 무겁게 시작해서 서서히 쌓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신나는 쪽으로 확실히 밀고 들어왔다.

어두운 하늘에 흰 국화형 불꽃 두 발이 나란히 크게 터지는 모습
마포대교 근처와 원효대교 근처에서 불꽃이 터진다. 이 구성이 계속 반복됐다.

중간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노래가 나왔다. 영국 팀 순서에서 K-pop이 나오니까 관객석 쪽 반응이 확 올라오는 게 위에서도 느껴졌다.

한강 위 하늘 가득 금색과 붉은 불꽃이 연달아 터지며 강물이 붉게 물든 장면
터질 때마다 강물 색이 같이 바뀐다. 위에서 보면 이게 제일 재미있다.
원효대교 위 하늘을 가득 채운 거대한 금색 버드나무형 불꽃
금색 가닥이 다리까지 늘어져 내려왔다. 한 발이 이만큼이다.
붉은빛으로 물든 하늘에 금색 불꽃 두 발이 크게 벌어진 장면
붉은 조명탄이 하늘 전체를 배경색으로 만들고, 그 위에 금색을 얹었다.
주황빛 대형 불꽃 두 발이 한강 양쪽에서 동시에 터지는 장면
영국 순서 후반. 크기가 계속 커졌다.

📺 영국 팀 전체를 4배속으로 — 영상 보기 (3분 54초)


두 번째, 미국 — 조용한 쪽이었다

밤하늘에 흰 불꽃 두 발이 사이를 두고 떨어져 터지는 장면과 아래 한강 야경
한 발씩, 사이를 두고. 앞 순서와 밀도가 확실히 달랐다.

미국 팀은 규모를 줄인 느낌이었다. 한 발 한 발 사이의 간격이 넓고, 동시에 올리는 수가 적었다. 앞의 영국 순서가 계속 몰아치는 쪽이었다면, 이쪽은 한 발을 보여주고 잠깐 두는 쪽이었다.

붉은색과 흰색 불꽃이 하늘 두 곳에서 동시에 둥글게 퍼지는 장면
색은 예뻤다. 다만 앞 팀인 영국 팀과 다음 팀인 한국 팀에 비하면 규모를 많이 줄인 느낌이다.

세 팀 중에서는 가장 차분한 순서였다. 그래도 즐거웠다. 다만 앞뒤 순서가 워낙 강해서, 기억에는 덜 남는 자리에 놓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 — 이날의 본편

세 번째가 한국 팀이다. 시간이 가장 길고(약 30분), 순서도 맨 마지막이다. 이유는 보면 안다.

짙은 밤하늘 한가운데 흰 심지와 주황 테두리를 가진 국화형 불꽃 한 발이 크게 터진 장면
시작은 한 발이었다. 크고, 정확하고, 조용했다.

한국 팀은 매년 나레이션과 음악을 함께 깐다. 불꽃만 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하나 끌고 간다. 그래서 화려한데도 어딘가 차분하고, 가을 초입의 감성 같은 게 묻어난다. 올해도 그랬다.

한강 위로 거대한 금색 불꽃이 퍼지고 여의도 고층 건물들이 그 빛을 받는 장면
빛이 강해서 건물 유리창까지 같이 밝아졌다.

중간에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이 나왔다. 최근에 나온 영화 「마이클」 생각이 겹치면서, 이 대목에서 확 신났다. 잔잔하게 가다가 이렇게 한 번씩 튀어 오르는 구성이 좋았다.

원효대교가 같이 탔다

올해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이 장면이다.

원효대교 다리 전체를 따라 금색 불꽃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고 그 위 하늘에 대형 불꽃이 터진 장면
다리 자체가 불꽃이 됐다. 하늘과 다리가 동시에 터진다.

하늘에서만 터지는 게 아니라, 원효대교 위에서도 불꽃이 쏟아져 내렸다. 다리 난간을 따라 금색이 강물로 떨어지고, 그 위 하늘에서는 대형 불꽃이 열린다. 위아래가 같이 움직이니까 화면이 훨씬 넓어진 느낌이었다.

강 위에서 쏘는 불꽃과 다리에서 쏟아지는 불꽃이 연결되는 순간, 이건 그냥 불꽃놀이가 아니라 연출이구나 싶었다.

어두운 하늘에 금색 가닥이 길게 늘어지는 버드나무형 대형 불꽃
한 발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그동안 아무 말도 안 하게 된다.
붉은색과 흰색 불꽃 여러 발이 하늘을 가로질러 늘어서고 강물 전체가 붉게 물든 장면
가로로 길게 늘어서서 동시에 터진다. 강이 통째로 붉어졌다.
초록빛 연기 속에서 금색 불꽃이 퍼지고 다리 아래로 작은 불꽃들이 줄지어 터지는 장면
색이 계속 바뀐다. 초록 연기 위에 금색을 올리는 식으로.
흰 불꽃 두 발이 나란히 크게 벌어지고 아래 한강 다리가 불빛에 드러난 장면
중반부. 이때부터 쉬는 구간이 거의 없어졌다.
분홍빛 불꽃이 하늘 전체를 채우고 연기까지 분홍색으로 물든 장면
연기까지 같은 색으로 물든다. 이런 건 사진보다 눈이 훨씬 낫다.

피날레

주황색 대형 불꽃이 하늘을 뒤덮고 원효대교 위에서도 불꽃이 함께 터지는 피날레 장면
마지막 구간 시작. 하늘, 다리, 강이 전부 주황색이 됐다.
빛이 하얗게 뭉쳐 보일 만큼 강한 불꽃이 한꺼번에 터지는 피날레 장면
여기서는 형태가 안 보인다. 그냥 하얗다.
주황색 잔광이 하늘 가득 남아 있고 강물까지 주황빛으로 물든 장면
터진 뒤에도 잔광이 한참 남는다.
연기가 걷힌 밤하늘에 마지막 흰 불꽃 한 발이 둥글게 떠 있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한 발. 연기 위에 이것만 떠 있었다.

끝나고 나서 한동안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런 규모의 쇼를 매년 준비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한화와 서울시에 고맙다는 말을 여기 적어두고 싶다. 어른도 아이도 각자의 방식으로 좋은 기억 하나씩을 안고 돌아갔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이걸 봤으면 좋겠다.

📺 한국 팀 전체를 4배속으로 — 영상 보기


그리고 집에 가는 길

여기서부터는 낭만이 아니라 정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밤 교차로, 횡단보도와 인도를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버스와 경찰차가 서 있는 모습
더현대 서울 사거리 부근. 검은 점처럼 보이는 게 전부 사람이다.

위에서 보면 이렇다. 그런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면 이렇다.

사람들 틈에서 찍은 사진, 화면 가득 사람 머리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는 밤거리
같은 장소, 눈높이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밀려서 이동한다.

두 사진을 나란히 놓은 이유가 있다. 위에서 본 것과 그 안에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멀리에서 보면 “사람이 많네” 정도지만, 안에 들어가면 스스로 걸음 속도를 정할 수 없다.

경찰과 안전 요원들이 곳곳에서 흐름을 끊어가며 통제하고 있었다. 한 번에 다 보내지 않고 신호를 나눠서 내보낸다. 답답하지만 이게 맞다. 실제로 큰 사고 없이 흘러갔다.

알고 가면 좋은 것

  • 여의도를 빠져나오는 데만 1~2시간을 잡아야 한다. 불꽃이 끝나는 게 끝이 아니다.
  • 지하철역 방향은 특히 몰린다. 한 정거장 더 걸어서 타는 쪽이 결과적으로 빠를 때가 많다.
  • 유아차나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인파가 빠질 때까지 30분~1시간 정도 강변에 더 앉아 있다 나오는 편이 안전하다.

그래도 한국 팀까지는 보고 가시라

한국 팀 순서 중간에 일어나 나가는 사람이 꽤 많다. 인파를 피하려는 것이니 이해는 간다. 그런데 매년 이 축제의 핵심이자 가장 화려한 피날레는 한국 팀이다. 중간에 나가면 제일 좋은 부분을 두고 나오는 셈이 된다.

어차피 여의도에 불꽃을 보러 온다는 건, 화려하고 따뜻한 기억을 하나 얻는 대신 돌아가는 길에 고생하는 것까지 포함한 일이다. 이왕 고생할 거라면 마지막 한 발까지 다 보고 나오는 쪽을 권한다.


올해는 두 번이었다

올해는 전야제(9월 4일)와 본 행사(9월 5일)로 나눠서 열렸다. 예년보다 시기도 조금 일렀다.

두 번 다 본 사람으로서 적자면, 이 방식이 좋았다. 하루에 몰리던 사람이 이틀로 나뉘고, 사정이 있어 하루를 놓쳐도 다른 날이 남는다. 전야제는 사람이 훨씬 적으면서도 규모가 본 행사 피날레급이었다.

더 많은 사람이 이 화려하고 행복한 쇼를 봤으면 좋겠다. 다만 안전하게.


정보 정리

행사2026 서울세계불꽃축제 본 행사
날짜2026년 9월 5일 (토)
불꽃 시간20:00 ~ 21:10
순서🇬🇧 영국 → 🇺🇸 미국 → 🇰🇷 한국
장소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서울 영등포구)
입장료무료 — 서울 어디에서도 보이는 큰 불꽃입니다.
이 글의 촬영 위치여의도 고층 건물 실내 (원효대교·한강대교 방향)
전야제2026년 9월 4일 (금) 20:00, 약 25분

자주 묻는 것들

Q. 몇 시에 가야 자리를 잡나요?
해 지기 한참 전에 이미 강변이 찹니다. 낮부터 자리를 잡는 사람도 많습니다.

Q. 어디서 보는 게 제일 좋나요?
강변이라면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한강버스 선착장 부근이 정면입니다. 이 글의 사진들은 여의도 고층 건물 안에서 찍은 것으로, 강과 다리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각도입니다.

Q. 한국 팀만 봐도 되나요?
가장 화려한 건 맞습니다. 다만 20:40에 맞춰 도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파 때문에 진입 자체가 오래 걸립니다.

Q. 끝나고 얼마나 걸리나요?
여의도를 빠져나오는 데만 1~2시간을 잡으세요.

Q. 전야제와 본 행사 중 하나만 본다면?
사람이 부담스럽다면 전야제, 규모와 피날레를 원한다면 본 행사입니다.


영상으로 다시 보기

이 글의 영상 두 편은 맨 위에 있습니다. 4배속이라 흐름은 보이지만, 한 발 한 발의 크기와 소리는 아무래도 줄어듭니다.

제대로 된 화질로 다시 보고 싶다면 주최 측이 올린 다시보기 영상이 있습니다. 4K에 드론 촬영이 함께 들어가 있어, 강 위와 하늘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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